“상고사에 등장하는 ‘치우’는 웅족… 단군이 바로 그의 후손”
타나토노트
2014-12-30 15:10:58 │ 조회 892

“상고사에 등장하는 ‘치우’는 웅족… 단군이 바로 그의 후손” 

 

단군신화 진실 규명 앞장 이찬구 박사 주장

 


 

“상고사(上古史)에 등장하는 치우(蚩尤)의 존재를 명확히 밝힐 수 있게 돼 기쁩니다.” 

 

단군신화의 진실 규명에 앞장서 온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소속 이찬구(57·가톨릭대 강사·사진) 박사가 한·중·일 삼국이 숭배해 온 군신(軍神) 치우가 웅족(熊族)이라는 사실과 단군이 바로 그의 후손임을 밝혀내 학계에 알릴 예정이다. 학계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 사실로 판명되면 ‘상고사를 다시 써야 할 정도의’ 놀라운 성과다. 그는 ‘천부경(天符經)’을 연구하다 ‘주역(周易)’을 만났고, 고문자(古文字)를 연구하면서 상고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 박사가 치우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무량사 화상석(武梁祠 畵像石)에 등장하는 그림 두 점 때문이다. 한 그림에는 곰 형상의 남자와 호랑이 형상의 여자가 등장하는데, 호녀(虎女)가 아기를 안고 있다. 또 한 그림에는 무지개 아래에 두 인물이 나오는데, 한 사람은 싸움에 패해 넘어져 항복하고 있다. 무량사 화상석은 흔히 무씨사당(武氏祠堂)의 벽화를 가리킨다.

무씨사당은 중국 산둥(山東)성 가상(嘉祥)현 시운산(紫雲山) 밑에서 근대에 발견됐다. 석실 벽에 26개의 화상석을 끼워 놓았는데, 그중 두 개가 단군신화와 관련이 있다고 전해진다. 산둥성은 우리 민족의 선조인 고대 동이족(東夷族)의 주무대다.

“고고학자 김재원(金載元·1909∼90) 박사가 무량사 화상석을 연구해 1946년 ‘단군신화의 신연구’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그 책에서 그림 속 아기는 단군이고, 옆의 곰 형상 인물은 단군과 무관한 괴물(치우)이라고 주장한 겁니다. 그래도 대단한 발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1980년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김원룡(金元龍·1922∼93) 교수가 ‘무량사 화상석과 단군신화에 대한 재고(再考)’란 논문에서 ‘그 그림은 단군이 아니라 중국의 신화일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두 학자가 엇갈린 주장을 했죠. 그런데 둘 다 치우의 존재에는 소홀했습니다.”

이 박사는 “단군을 증명하는 데 가장 중요한 인물은 치우”라고 강조했다. 치우는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몇 번 등장하지만, 단군은 국외 자료에 나오지 않아 고증이 어려웠다는 것. 그런데 ‘사기’에는 치우가 역적으로 묘사돼 있다. 중화민족의 선조인 황제(黃帝)를 부각시키기 위해 난을 일으킨 치우를 황제가 잡아 죽인 것으로 기록했다.



호녀가 단군을 안고 있는 무량사 화상석의 그림. 옆에서 춤추는 인물이 치우다.


국의 대표적 신화집 ‘산해경(山海經)’에도 치우가 나오는데, 전쟁 시 바람과 비를 일으키는 권능의 존재로 찬양되기도 하고, 황제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등 두 가지 견해를 취한다. 그런데 1911년 구한말 독립운동가이자 재야 사학자 계연수(桂延壽·1864∼1920) 선생이 편집한 ‘환단고기(桓檀古記)’는 오히려 “치우가 황제를 잡아다가 신하로 삼았다”고 기술해 중국 역사를 뒤집었다.


“3권의 상이한 기록을 보면서 과연 치우에 대한 진실은 무엇일까 궁금했어요.” 단군을 낳은 인물이 웅녀라는 단군신화의 기록과 단군을 낳고 있는 인물이 호녀로 묘사된 무량사 화상석 그림이 서로 다른 것은 충분히 공감이 갔다. 그러나 정작 이 박사의 가슴을 뛰게 만든 건 다른 데에 있었다.

“호녀가 낳았느니, 웅녀가 낳았느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치우라는 인물이 곰 형상을 하고 있는 웅족이라는 사실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치우와 단군의 관계인데, 어느 정도 심증은 갔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망설였어요. ‘삼국유사(三國遺事)’조차 단군 이야기만 전할 뿐 치우에 관한 기록은 없기 때문입니다.”

고민이 깊어진 이 박사는 치우와 단군의 관계를 규명하려고 단군 관련 서적은 모조리 뒤졌다. 그러나 마땅한 답을 얻지 못해 벽에 부딪혔다. 그러던 중 중국 문헌에 나오는 “치우는 구려(九黎)의 임금”이란 대목과 ‘환단고기’에 등장하는 “웅씨 여왕의 후손은 려족(黎族)”이란 말에서 비로소 답을 찾았다. 즉, 중국은 치우를 동이 계열의 여족(黎族)으로 보는데 이 박사는 ‘검을 려(黎)’자에서 ‘검’은 곰, 곧 웅(熊)을 뜻한다고 보아 구려족이 웅족임을 알게 된 것이다.

“그 순간 역사의 비밀이 모두 풀렸지요. 더욱이 무씨사당의 곰 형상을 한 치우 그림 한 점은 이러한 사실을 강력히 뒷받침해 주었습니다.” 그는 “수많은 사서(史書)보다 그림 한 점이 더 위대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무량사 화상석에서 한 사람이 싸움에 패해 넘어져 항복하고 있는 모습의 그림.

 

그가 복원한 상고사는 이렇다. 무량사 화상석은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에 산둥성에 살았던 동이족이 그린 자기 조상들의 그림이며, 그들은 그림을 통해 단군의 선조가 웅족 치우임을 묘사했다. 그러니까 환웅과 단군 사이에 중국 황제를 능가하는 치우가 있었던 셈이다. 치우는 웅족 혈통이면서 환웅으로부터 신시(神市)를 물려받았고, 이를 다시 단군에게 물려줘 조선을 건국하게 만들었다. 이야기의 앞뒤가 빈틈없이 들어맞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치우를 난신(亂臣)으로 기록해온 중국이 1995년 느닷없이 허베이(河北)성 탁록현에 중화삼조당(中華三祖堂)을 짓고 황제·염제(炎帝)와 함께 치우를 거대한 석상으로 조성해 숭배하고 있으니 우습지 않나요? 역사 왜곡을 합리화하기 위해 우리 조상까지 빼앗아 갔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지만, 역사에 무관심한 우리가 더 큰 문제라고 봅니다.”

이 박사는 잘못된 역사의 물줄기를 돌려놓겠다는 각오로 5일 오전 11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열리는 학술세미나에서 연구 성과를 상세히 보고할 예정이다. 한국홍산문화학술원(원장 박문원) 주최로 열리는 이날 세미나에선 중국 북동부 서요하(西遼河) 유역에서 발견된 ‘홍산옥기(紅山玉器)’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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