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창세신화
타나토노트
2012-04-18 14:00:17 │ 조회 1091

 

▷ 신화(神話)란?

 

고대인의 사유나 표상이 반영된 신성한 이야기 혹은 신격(神格)을 중심으로 한 하나의 전승적(傳承的) 설화. 우주의 기원이나 신(神), 영웅의 사적(事績), 민족의 태고 무렵의 역사나 설화 따위가 주된 내용이다. 내용에 따라 자연(自然)신화와 인문(人文)신화로 나눈다.

 

 ▷ 신화 속 우주탄생

 

이와같이 신화 속엔 우주창조와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것은 세계 여러 신화속에서 거의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부분이며, 무(無)와 혼돈속에서의 시작(창세기)과 탄생, 바로 그런 부분이다.

 

신화를 뜻하는 Myth는 그리스어의 Mythos에서 유래하는데, 논리적인 사고 내지 그 결과의 언어적 표현인 로고스(Logos)의 상대어로서, 사실 그 자체에 관계하면서 그 뒤에 숨은 깊은 뜻을 포함하는 "신성한 서술(敍述)"이라 할 수 있다. 신화에는 여러 종류와 갈래가 있고, 그 구조와 성격도 복잡하여 간단히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각종 신화에 공통되는 일반적 · 기본적 성격을 든다면 대략 다음과 같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의 기원에 관한 신성한 전승설화인데, 그것은 단순히 태고에 있었던 사실에 관한 서술에 그치지 않고, 현재의 자연 · 문물 · 인간의 행동에 대해서까지도 규제력을 갖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즉 신화는 여러 현실적 존재인 우주 · 인간 · 동식물과 특정의 행위, 자연현상 · 제도 등이 어떻게 하여 출현하였는가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창조'에 관한 설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창조역사의 주역은 여러 초자연적 존재들이고, 그들은 태초에 맡은 역할과 행동으로 알려져 현재의 모든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요컨대, 신화는 초자연적 존재의 창조활동을 설명하고 그 활동의 성스러운 성격(초자연성)을 나타내며, 또한 성스러운 것의 현실에 대한 참여(參與)를 의미한다.

인간이 죽어야 할 존재이고 양성(兩性)으로 나뉘었으며, 서로 분쟁을 벌이는 등의 현상은 초자연적 존재의 간섭결과라고 할 수 있다. 신화의 진실성은 실제로 존재하고 또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물과 현상으로 증명된다. 이를테면, 우주창조 신화가 진실인 것은 세계가 현존함으로써 증명되며, 죽음의 기원신화(起源神話)의 진실성은 죽음이라는 실제적 사실로써 입증된다.

또한 신화는 인간의 일상행동을 규제하는데, 그것은 신화가 말하는 초자연적 존재의 행위와 그 성스러운 힘의 표현이 인간의 모든 행동의 본보기가 되기 때문이다. 현실의 사물이나 행동을 신화로써 정당화하는 예는 세계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 이집트 신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리스 · 로마 신화는 사실 오리엔트의 문화나 신화를 많이 닮아 있다. 한 예로, 외부 도래인들에 의한 그리스 정복사는 헤라클레스의 후손이라 불려지던 스파르타의 신화적 뿌리에 큰 의문점을 두었는데, 결국 후일 도래인과 그리스인들이 오리엔트의 문화를 답습하여 자신들의 신화로서 창조한 듯하다. 어찌되었든 간에 본인은 세계 여러 신화도 찾았지만 이집트 신화 속 우주 탄생을 주로 다루어 보았다.

 

이집트의 신화는 그리스 신화처럼 뚜렷한 신화가 아니라 각기 다른 신화가 모여 편집해야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이집트의 대표적인 도시들은 각기 다른 신학체계를 가졌고, 고대 이집트 문자의 해석은 근대에 와서야 가능했으며 아직도 많은 문자가 해독불가능이다. 그리고 그 속의 우주 창세신화는 극히 일부분만 전해지고 있는 중이다.

 

 

 

  이집트는 로마나 아랍세력에 의해 정복당하여 멸망하였지만, 피라미드나 신전(神殿)과 같은 많은 유적이 남아 있는데, 이것들은 예로부터 종교와 관계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그리고 그 종교의 근원은 우주의 탄생과 관련이 있다. 서양문명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던 로마, 그 로마문명의 토대가 되었던 그리스, 그리고 오리엔트, 특히 그리스의 문화나 신화에 직 ·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이집트... 어떻게 보면 참으로 흥미로운 연결구도인 것 같다.

 




 ① 테베의 수호신 아몬(라와 융합하여 우주창조의 신이 되었다.) ② 태양의 신 라(신들의 왕) ③ 공예의 신 푸타하(멤피스의 주신) ④ 묘지의 신 아누비스(사자(死者)세계에서 현세에서의 행위를 심판한다.) ⑤ 사랑 · 무용의 신 하트헤르(모든 신의 어머니) ⑥ 명계의 왕 오시리스

 

□ 창조신화

 

원초에는 눈이라고 불리는 바다가 있었고 여기에서 아툼이 태어났다. 이는 태양신 라와 동일시되는데, 눈은 나일강물이라고 여겨진다. 아툼 라는 스스로의 수정작용(受精作用)으로 게브 · 슈 · 테프네트 · 누트를 낳았다. 이 4명은 서로 다툰 끝에 게브는 대지가 되고 슈와 테프누트는 공기와 증기(蒸氣)가 되었으며, 막내 누이동생 누트는 하늘이 되었다.

 

그리고 게브와 누트는 부부가 되어 오시리스와 이시스라는 남매를 낳았다. 이들은 오시리스 신화의 주인공이다. 또한 태양신 라의 숭배는 헬리오폴리스를 중심으로 고대 이집트 전기간에 걸쳐 성행하였는데, 여기에는 호루스(매의 신)의 숭배가 수반되어 왕권의 확립 및 계승과 관련이 있다.

 

□ 오시리스 신화

 

이 신화는 그리스의 저작가 플루타르코스에 의하여 상세하게 전해지고 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오시리스는 이시스와 근친결혼(신화 속 근친혼은 혈통을 중요시 여기는 것을 뜻하며, 여러 신화속에서 자주 언급된다.)을 통하여 이집트를 28년간 통치하였으나, 동생인 세트에게 살해당하여 시체는 상자에 담겨 나일강에 버려졌다.

 

상자는 델타를 지나서 지중해로 흘러들어 시리아 해안의 비블로스에 닿았다. 비탄에 잠긴 이시스는 이 상자를 찾아 헤매다가 마침내 비블로스에 당도하였다. 오시리스를 담은 상자는 비블로스에 도착한 후 무화과나무가 이를 에워싸 크게 번성하였다. 비블로스의 왕은 이 나무로 궁전의 기둥을 만들었으나 이시스가 이를 알아채곤 상자를 되찾았다.

 

이 사실을 안 세트는 오시리스의 시체를 14토막으로 토막내어 온 나라에 뿌렸다. 이시스는 다시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흩어진 오시리스의 시체를 모아다가, 누이동생 네프티스의 도움을 받아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시켰다. 그리고 생명을 되살리는 의식(儀式)을 행하였으나 오시리스는 이미 이 세상에서 살 수 없었기에 사자(死者) 국의 왕이 되었다. 남편의 시체와 상관하여 이시스가 낳은 호루스는 세트와 싸워 이겨 상 · 하 이집트의 왕이 되었다. 이 이야기는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매우 좋아했으며, 오시리스 신앙은 농경의례(農耕儀禮)와 결부되어 성행하였다.

 

□ 다신교의 신들

 

고대 이집트에서는 이크나톤 지배하의 한 시기를 제외하고는 계속 다신교가 성행하였기 때문에 많은 신들이 여러 가지 형태로 숭배되었으며, 제각각 그 유래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 그들 중에는 하피(나일강의 신)와 같은 자연신이나 아누비스(주검의 신) · 바스테트(고양이의 신: 고양이는 이집트 신화에서 죽음의 사자역을 맡고 있었다 한다.) · 세베크(악어의 신)와 같은 동물신도 있었고, 후세에 와서 이집트의 주신(主神)이 된 아몬처럼 유래가 분명치 않은 것도 있다.

 

또한 그리스인에 의해 아프로디테와 동일시된 사랑의 신 하트호르, 헤르메스와 동일시된 기예신(技藝神) 토트(이집트식 이름은 제프티)처럼 원시단계를 벗어난 이집트인의 문화를 반영하는 것도 꽤 많이 있으며, 때로는 장대한 신전에 모셔져 융숭한 숭배를 받고 있었다.

 

멤피스를 중심으로 숭배되었던 푸타하도 이에 속하고, 공예의 신으로서 그리스인에게 헤파이스토스와 동일시되었으며, 성우(聖牛) 아피스를 비롯한 동물숭배는 꽤 넓은 범위에 걸쳐 찾아볼 수 있다. 이 신들의 성격과 경력은 앞서 말한 것처럼 그리스인들에 의해 전해지는 것도 있으나, 잘 알려지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것도 많다.

 

□ 이집트 신화 속 우주론과 창조론

 

이집트 신화의 우주는, 법과 조화, 진리의 여신 마트의 힘으로 다스려진다고 이집트 사람들은 믿었다. 마트는 자연과 인간 사회에서의 정의와 영원한 우주에 관계가 있었다. 그녀는 모든 자연의 가장 기본적인 것을 다스리는 자로서 세계를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우주의 창조 때부터 존재한다고 믿어졌다. 사람들에게 마트는 모든 사람과 모든 계급 사회의 조화를 의미한다. 마트에 대한 거역은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했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그 법칙 속에 살아야 했다.

 

자연에 마트는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힘의 균형을 의미한다. 이것은 낮과 밤, 계절 그리고 인간 세대의 순환을 포함하는 거대한 법칙이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시간을 수평적으로 인지하였는데, 순환적으로도 보았다. 이 변화 속에서 이집트인들은 마트가 무질서한 것을 부수고 새롭게 부활시킴으로써 우주의 근본적인 창조물들이 계속해서 순환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많은 이집트인의 종교의식에는 우주의 순환과 관련된 의미가 많았다.

 

또한 마트는 각각의 기본 원소들을 제자리에 고정해주어 세계의 구조를 지탱하는 역할도 한다. 이집트인들은 세계 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를 하였는데, 그들이 상상한 세계는 혼돈과 심연의 신 누로 인격화된 무한한 물(아비스: 심연)에 둘러싸여있다. 그 가운데에는 대지의 신 게브로 묘사되는 땅이 접시처럼 떠있으며, 그 위에는 하늘의 여신 누트가 땅과 사이에 공기의 신 슈를 놓고 아치모양으로 엎드려 있다. 낮 동안에는 태양신 라가 태양의 돛단배를 타고 누트를 따라 수놓아져 있는 천상의 나일 강, 은하수를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항해하며, 태양의 돛단배가 두아트라 불리는 계곡을 따라 지하 세계(저승)로 들어가면 밤이 되었다.

 

두아트는 서쪽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데, 이곳에는 거대한 뱀 아펩이 있어, 라는 해 질 녘마다 이 뱀과 싸워야 했다. 만약 라가 이 뱀에 지면, 일식이 찾아온다고 이집트인들은 믿었다. 하지만 라는 늘 아침이 되면 동쪽 하늘에서 부활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일 강 서쪽 땅은 피라미드와 같은 무덤을 짓는 죽음의 땅으로, 동쪽 땅은 사람들이 사는 부활의 땅으로 인식하였다.

 

 ▷ 세계 여러 신화 속의 우주창조의 모습

 

그 각자 모습과 문화적 특성은 달라도, 세상과 우주의 근원이 태초의 무(無)에서 창조된다는 설정은 세계 어느 신화 속에서나 다루어지는 단골요소이다. 이집트 신화 이외에 다른 신화들의 우주창조와 관련된 부분들을 다루어 보았다.


 


 

1. 그리스 · 로마 신화

 

이 신화에서 세계의 시초가 된 것은 혼돈의 연못이었던 카오스(Chaos)이다. 이 카오스에서 대지의 가이아와 명계의 지하 세계인 타르타로스(Tartaros), 사랑인 에로스(Eros)가 태어났으며, 그 후에 어둠 에레보스(Erebus)와 밤인 닉스(Nyx)가 태어났다. 닉스는 에로스의 주선으로 에레보스와 최초로 결혼하여 천상의 빛 아이테르(Aether)와 낮 헤메라(Hemera)를 낳았다.

 

한편 가이아는 혼자 천공의 우라노스(Uranus)와 산과 바다를 만들고 그 후에 우라노스와 결혼하여 티탄 신족을 낳았다. 티탄들은 세계를 고리처럼 둥글게 둘러쌓으며, 지상의 모든 하천과 샘의 수원이 되는 오케아노스(Oceanids)가 땅과 하늘을 분리 시켰다. 즉 카오스에서 빛과 땅, 어둠이 생겼고, 땅이 하늘을 만들어 신을 낳았으며, 마지막엔 신이 세상을 정돈한다. 그 후에 티탄 신들이 만든 세상에 인간과 생명을 탄생시킨 것은 프로메테우스(先覺者)와 에피메테우스(後覺者), 그리고 아테나라고 알려진다. 그리스 신화에선 기독교 창세기와 유사한 점이 있는데, 에피메테우스와 판도라 사이에서 태어난 피라와 데우칼리온이 대홍수에서 살아남아 인류의 조상이 되는 것이다. 이는 아담과 이브, 노아의 방주와 공통된 소재이다.

 

 

2. 게르만, 켈트 신화 - 에다(Edda) 신화

 


 

태고에는 하늘이 없고 땅도 바다도 없으며, 다만 끝을 알 수 없는 거대한 허무의 심연 긴눙가가프(Ginnungagap)만이 있었다. 그리고 그 남북의 끝엔 처절하리만큼 생존하기 힘든 혹한의 땅이 생겨났다.

 

북쪽에는 항상 암흑의 안개로 둘러 쌓여있었고 두꺼운 얼음과 서리로 뒤덮여 있었으며, 맹렬한 돌풍이 휘몰아치는 극한의 세계 니블헤임(Niflheim)이었다. 그 한가운데선 휘베르게르밀의 샘이 솟아 거기에서 솟아오른 물이 11(혹은 12개)개의 강이되어 흐르며, 강물은 발원지에서 멀리까지 흘러나와 얼음이 되고 긴눙가가프의 심연으로 떨어져 쌓여갔다.

 

남쪽에는 극열의 불길과 현란한 빛의 세계로, 그곳에 태어난 사람 외에 타지인들은 살 수가 없었다. 이토록 가까이 하기 힘든 이곳은 무스펠헤임(Muspelheim)이라 불리었고, 이곳엔 수르트라는 거인의 수하들이 손에 불타는 검을 가지고 그 경계를 지킨다.

 

니블헤임에서 긴눙가가프의 밑으로 떨어져 쌓인 두꺼운 얼음과 서리의 퇴정물 표면에 무스펠헤임에서 날아온 불꽃이 떨어져서 얼음과 서리가 녹자 그 물방울이 열로 인하여 생명을 얻었는데, 그것은 인간의 모습으로 응고되었고 위미르(Ymir)라는 거인을 창조시켰다.

 

 

위미르가 잠을 자던중 식은땀을 흘리자 그의 왼쪽 겨드랑이 밑에서 남녀아이가 태어났으며, 그의 양 다리가 서로 교합하여 자식을 얻었는데 이로 생긴 아이가 서리의 거인종족이라 한다. 위미르는 그와 함께 녹은 얼음과 서리가 응고되여 생긴 아우둠훔라라는 암소의 젖을 식량삼아 살아갔다. 한편 이 암소는 염분을 포함한 빙산을 핥아서 배고픔을 참았는데 그 빙산에서 신들의 선조인 브리가 탄생했다. 브리의 아들 볼이 거인 볼소른의 딸 베스트라를 아내로 맞아 태어난 아이가 신들의 왕 오딘과 그의 형제 빌리와 베이이다.

 

이 세신은 성장하자 서로 협력하여 위미르에게 대항하여 전쟁을 벌였다. 결국 위미르가 쓰러지고 그의 상처로 인해 솟구친 피바다로 대홍수가 일어났고, 서리의 거인들이 익사한다. 하지만 베르게르밀이라는 거인만이 아내와 함께 통나무배에 올라타 익사를 면하고 세계의 끝에 있는 거인국 요툰헤임(Jotunnheim)에 살게 되며 모든 서리 거인들의 조상이 된다.

 

세신은 위미르의 거대한 사체를 긴눙가가프의 중앙으로 끌고와 해체하며 그 시신으로 세상을 창조하였다. 거인의 피가 바다와 호수가 되었으며, 살은 대지로, 뼈로는 여러 산을 만들었으며 부서진 뼈는 암석이 되었다. 위미르의 두피로 천공을 만들어 그 네 모서리를 동서남북을 의미하는 4명의 난쟁이에게 받치고 있게 하였으며, 그 후에 무스펠헤임에서 날아온 불꽃을 모아서 천체를 만들고 그 각각에게 천공에서 차지해야 할 위치를 정해주고 혹성에게 각자의 운행의 궤도를 지정해 주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세상은 날과 해를 구별하게 되었고, 위미르의 남은 신체의 일부인 뇌수는 공중에 던져저 구름이 되었다.

 

 

신들은 대지를 원형으로 만들고 그 주위를 깊은 바다로 둘러쌓게 하였으며, 그 밖의 세계를 거인들이 사는 세상 요툰헤임을 만들고 그곳과 내륙의 경계에 위미르의 눈썹을 심어 장벽을 만들었다. 요툰헤임에 사는 거인들이 인간들이 사는 미드가르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3. 슬라브의 창세신화


 

불가리아의 민화에 의하면 태초에는 세상에 대지도 인간도 없었고 오직 물만이 존재했다. 그런데 그곳에는 신과 악마가 존재했는데, 어느날 신이 악마에게 말하여 대지와 인간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악마가 그에 동의하고 흙을 가지러 물 속으로 가게 되었는데, 그때 신이 "신의 힘과 나의 힘으로"라고 말하라며 경고했지만 악마는 "나의 힘과 신의 힘으로"라고 말을 하고 물에 들어가지만 흙을 가지고 오지 못하였다. 결국 신이 말한대로 주문을 외우고 물 밑까지 내려가서 손톱에 조금만 흙을 가지고 올 수 있었다. 악마가 가지고 온 그 흙을 신이 물 위에 놓자 지상이 만들어졌다.

 

악마는 나쁜 마음을 먹고 신이 잠든 사이, 그 손을 묶어 물가로 끌고 가 익사시키려 하지만 대지가 끊임없이 넓어져 악마는 아무리 애를 써도 물가로 갈 수 없었다. 그 뒤로 신은 자신의 피조물로 천사, 꿀벌, 인간 등을 만들었고 악마는 산양, 이리 등의 짐승을 탄생시켰다. 신과 악마는 약속을 하여 살아있는 인간은 신의 것, 죽은 자는 악마의 것으로 정했지만, 후에 그리스도가 죽은 자를 악마로부터 빼앗아 버렸다.

 

 

북부 러시아 오네가 지방의 발리안트에서는 최초의 세계엔 바다밖에 없었고, 그곳엔 두 마리의 멧새가 헤엄치고 있었다고 한다. 한 마리는 흰색이었고 한 마리는 검은색이었는데, 거기에 각각 신과 악마가 앉아 있었다. 악마는 신의 명령으로 바다 밑에서 한줌의 흙을 가지고 오는데 신은 이 흙으로 평원과 광야를 창조했고, 악마는 협곡이나 바위, 산등의 구조를 만들어 냈다. 이후 신과 악마는 각각 병사를 만들어 전쟁을 했는데, 결국 신의 군대가 전투 이겼고 패배한 악마의 세력들은 물의 정령, 숲의 정령, 집의 정령등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 여기서 다루는 부분은 슬라브 포크로아에서 찾아낸 창세신화이다. 즉 슬라브 신화는 신과 악마의 대립이라는 이원론적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4. 페르시아 신화의 창조

 


 

천지(天池)와 그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만물은 6단계로 365일에 걸쳐서 창조되었다. 하늘이 40일, 물이 55일, 땅이 70일, 식물이 25일, 동물이 75일, 인간이 70일에 걸쳐서 창조되었고, 각각 창조 후엔 5일씩의 휴식을 취했다. 하늘은 돌과 빛나는 금속으로 만들어졌으며, 하늘과 함께 천체 12궁의 별이 창조되어 악신(惡神)의 군대와의 전쟁을 대비해 6,480,000개의 많은 전쟁별이 배치되었다. 물은 물의 여신 아나히타의 샘에서 대해(大海) 보르카샤로 흘러 나갔다. 하늘과 물에 이어 진흙탕 속에서 대지가 창조되었고, 지표는 원형이며 평면으로 만들어 졌다. 이윽고 지표에는 식물처럼 산들이 솟아났으며, 그 중 최초로 생겨난 산이 아부르즈 산이다.

 

세계는 7개의 지역으로 나누어졌는데 중심에 위치한 중앙지역은 후일에 창조된 인간들이 거주하게 되었다. 선신이 지구상에 16국을 창조하자 악신은 그것에 대항하는 것들을 만들어냈다. 신이 동이란을 만들자 악신이 강과 뱀, 겨울을 만들었고, 니사야 국(國)을 만들자 불신의 죄를, 할라와이티 국에는 죽은 자를 묻는 죄를, 카쿠라 국에는 죽은 자를 태우는 죄를, 일곱강의 지역에는 월경과 혹서를 창조하여 선신 국의 번영을 방해하였다.

 

선신이 4단계에서 창조한 것은 식물로, 대해 보르카샤의 가운데에 한 그루의 거목을 심었는데 이 나무에서 여러 종류의 식물이 태어났다. 이 나무에는 거대한 새 시므르그가 둥지를 만들고 있기 대문에 "사에나의 나무"로 불리우며 만병을 치료하기로 했다. 이 거목의 근처에는 또 다른 한그루의 거목 "백의 홈"이 생겼는데, 장수를 주는 나무로서 알려지며 카라라는 큰 물고기가 두 나무를 지켰다.

 

 

5단계에선 동물이 창조되었는데, 최초로 만들어진 동물은 흰 수소였다. 악신의 공격으로 이 수소는 죽음을 맞이했는데, 이 소의 정액은 달로 운반되어서 그 빛으로 달이 깨끗해졌고, 그 정액에서 암소와 수소가 탄생했으며 뒤이어 282쌍의 다양한 동물들이 태어났다. 그 후에 인류의 선조인 원시인간 카유마르스가 창조되었고 불은 그 뒤에 만들어졌다.

 

 5. 중국의 천지창성 신화


 

처음의 우주에는 하늘과 땅의 구별도 없고 매달릴 곳도 없는 혼돈된 상태였으며 달걀과 같기도 했다. 이윽고 그 안에서 반고라는 거인이 태어나게 됐다. 그로부터 1만 8천년이 지나자 그 혼돈 속에서 밝고 맑은 것이 위로 올라가 하늘이 되고 어둡고 탁한 것이 아래로 내려가 땅이 되었다.

 

그 사이 반고는 하루에 9번이나 모습을 바꾸면서 하루에 한장 씩 키가 자랐다. 이에 따라서 하늘도 하루에 한 장 씩 높아지고 땅도 두께가 더 해갔다. 이윽고 반고가 죽자 그가 내쉰 숨결이 바람과 구름이 되었고, 목소리는 천둥이 되었으며 그의 왼쪽 눈은 태양이 되고 오른쪽 눈은 달이 되었다. 또한 손과 발, 몸은 각각 높은 산악이 되고 흐르는 피는 하천으로, 살은 흙이 되었다. 머리카락과 수염은 많은 별로 변하고 몸의 털은 풀과 나무로 그리고 딱딱한 이와 뼈는 광물이나 암석이 되고 흐르는 땀은 비가 되었다. 

 

 

그 후에 여와라는 여신이 흙으로 반죽하여 사람을 만들었다가 작업이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리자 새끼줄을 진흙에 담구어 끌어내자 그 새끼줄에 뭍은 진흙이 떨어지며 사람이 되었다. 결국 새끼줄에 만들어진 사람들은 천민이 되었으며, 여신이 직접 만든 인간은 귀족이나 부자가 되어 귀천의 차별을 만들었다고 한다.

 

 

6. 일본의 창세신화(고사기: 古事記)

 

  

 

천상계에서 혼돈의 바다를 내려다보던 세 신령이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 남신과 여신을 만들어 냈다. 남신 이자나기가 신령에게서 하사받은 창을 혼돈의 바다에 넣고 휘저었다가 꺼내자 창끝에 묻은 소금물 몇 방울이 떨어지며 일본 열도가 만들어졌다. 이자나기가 여신인 이자나미와 결혼하여 아이 대신 혼슈, 시코쿠, 규슈 등을 낳았고, 불의 신을 낳다가 이자나미가 죽게 되었다. 죽은 이자나미를 찾아 저승세계(黃泉國)까지 쫓아갔다가 도망쳐 나온 이자나기는 부정한 몸을 씻기 위해 목욕을 하였다.

 

왼쪽 눈을 씻을 때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라는 태양의 여신이, 오른쪽 눈을 씻을 때 츠쿠요미 노미코토(月讀命)라는 달의 여신이, 코를 씻을 때 스사노오 노미코토(須佐之男命)라는 바다의 남신이 생겨났다. 스사노오는 맡겨진 나라를 잘 다스리지 못해 이자나기에게 쫓겨났고, 누나인 아마테라스를 찾아가 그곳에서 난동을 부리다 추방되었다.

 

스사노오는 지상세계(出雲國)로 내려가 사람들을 괴롭히던 머리 8개의 큰 뱀을 죽이고 나라를 세웠다. 그 직계 후손인 오쿠니누시 노카미(大國主神)는 야가미 공주(八上姬)와 결혼하여 다른 형제들이 물려준 나라들까지 다스리게 되었다. 한편 천상계에선 지상세계는 천상계 신의 자식이 다스리게 되어 있다고 오쿠니누시의 아들에게 나라를 요구하며 니니기 노미코토(瓊瓊杵尊)를 내려 보냈다. 니니기는 옥과 거울, 검을 가지고 내려와 여러 신을 낳았고, 그의 직계 증손자인 와카미케누 노미코토(若御毛沼命)가 일본의 초대 왕인 진무(神武)가 되었다.

 

◈ 일본의 창세신화는 창세신화라기 보다 일본국토의 탄생설화이므로 창세설화라 보기 어렵다는 견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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