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내세에 관한 신화
타나토노트
2012-11-15 15:29:53 │ 조회 805

죽음과 내세에 관한 신화


 

1. 그리스 신화에서의 내세와 죽음


 

우리는 태어나면서 부터 죽음이라는 최대의 위기와 최대의 호기심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항상 죽음에 대한 공포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가끔씩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사람들을 통해 우리의 저승을 만난다. 지금 우리의 저승관은 전설의 고향에서 보이는 전통적 저승관 과 기독교와 천주교에 나타나는 저승관이 혼재하고 있다. 현재가 그렇다면 과연 최초의 민주주의 실천자인 동시에 인간적인 요소가 가득한 신화를 소유한 고대 그리스인들은 과연 어떤 저승관을 가지고 살았을까? 이제 신화를 통해 그들의 내세에 대한 생각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엿보기로 하자.



⑴ 그리스 신화에서 보이는 내세



<올림포스12신>



그리스 신화에서 죽음과 내세가 확실히 보이는 것은 올림포스 12신체제가 확립된 이후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내세 즉, 명계는 제우스가 크로노스의 뒤를 잇는 대신(바실리쿠스 : 절대자)를 자칭한 뒤 신들에게 티탄 신들의 권세를 나누어주면서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슴이 넓은 대지)의 권세를 나누어 땅
rn밑은 하데스에게 주어 하데스를 명계(冥界)의 신으로 삼고 땅 위는 데메테르에게 주어 농신(農神)으로 삼음으로서 확립되었다.


 

그리스 신화에서 나타나는 명계는 사람이 죽어야 가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신인(神人)들이 갖가지 이유로 다녀온 곳이다. 인간이 이승을 하직하고 향하는 명계는 대지의 아래쪽에 있으며 거리는 대장간의 모루가 9일 동안을 밤낮으로 떨어져야 닿을 수 있는 정도이다. 명계로 통하는 길은 여러 군데가 있는데 대표적인 곳은 아케루사 동굴, 헤라클레이아 동굴, 콜로노스 사당과 땅에서 명계로 흘러갔다가 다시 흘러나오는 아케론(비통의 강)과 코퀴토스(비통의 강), 아레투사라는 샘이 있다. 죽은 사람이 명계에 도착하면 하데스의 궁전에 들기 위해 많은 강을 지나야 한다. 첫 번째 강이 아케론(비통의 강)으로 이 강에는 카론(뱃사공)이라는 뱃사공이 바닥이 없는 소가죽 배로 죽은 사람들을 강 건너로 건네주는데 고집이 세고 까다로와 배를 얻어타지 못한 자가 강을 건넌 자보다 더 많다고 하는데, 강을 건너지 못한 자들은 저승질에 노자돈이 소용없다고 믿었던 사람들로 (혹은 격식에 맞는 장례식을 받지 못한 사람, 이런 사람들은 백 년 동안 강기슭을 헤매다가 건너게 된다고 한다.)


 

카론 노인은 노잣돈을 받지 않으면 강을 건너주지 않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한다. 때문에 헬라스 사람들은 카론의 비위를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죽은 사람의 입에 꼭 엽전 한 닢을 넣어 저승길에 노자로 삼게 했다. 이렇게 아케론을 건너면, 그 갈래인 코퀴코스(시름의 강)와 플레게톤(불의 강)이 차례로 나타나고 레테(망각의 강)가 나타난다. 레테가 그 이름이 망각의 강이나 신인(神人)이나 인간들 중에 한(恨)이 너무나 깊어 비통의 강과 시름의 강을 건너도 풀리지 않고 불의 강을 지나도 타지 않으며 망각의 강을 건너도 잊지를 못한다. 이런 이들로 인해 망각의 강 레테는 망각의 강으로서 격을 갖추고 산 채로 다녀온 이에 의해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레테를 건너면 이승의 일을 모두 잊고 명계의 신민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이 레테의 앞으로는 하데스의 궁 앞을 아홉 겹으로 흐르는 스튁스(증오)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극락정토인 엘리시움, 왼쪽으로는 무한 지옥인 타르타로스가 있다.


 

스튁스는 티탄 신족이었으나 티타노마이카라 불리는 티탄 신족과 올림포스 신족 간의 전쟁 때 올림포스 신족의 편을 들어 그 공로로 하데스 성채의 해자(垓字)와 굴강(掘江) 노릇을 하게 하였고 올림포스 신들조차 이 강을 걸고 한 맹세는 번복하지 못한다. 엘리시움에 대한 분석은 두 가지가 있는데, 호메로스의 시에 등장하는 엘리시움이 저승이 아닌 대양에 가까운 서쪽 지상에 존재하며 이곳에서 신의 은총을 받은 영웅들이 저승의 판관 중 한사람인 라다만튀스의 지배하에 죽음을 모르고 지낸다고 했으며, 헤시오도스와 핀타로스가 쓴 극락정토는 서쪽 대양에 있는〈축복받은 사람들의 섬〉또는〈행복의 섬〉이라고 불리는 섬들을 가리키고 있다고 묘사되어있다. 주석철창에 티타늄 벽으로 되어있는 타르타로스(무한 지옥)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음부로 천신 우라노스가 퀴클롭스(둥그런 눈) 3형제와 헤가톤케이레스(백 개의 팔) 형제를 가두었던 곳인 동시에 제우스가 올림포스 신들과의 전쟁에서 패한 티탄 신족들을 가두었던 곳이기도 하다.


 

스튁스를 건너면 벌판이 나오고 이 벌판을 지나면 하데스의 궁에 도착하게 된다. 이 하데스의 궁 앞에는 케르베로스가 있는데, 이 괴견은 튀폰과 에키드나의 자식으로 머리가 셋이고 꼬리가 뱀머리인 개로 머리 하나로는 하데스의 궁 앞에서 죽은 자의 혼을 맞아들이고, 또 하나의 머리로는 산 자의 접근을 막고, 나머지 머리로는 타르타로스(무한지억)을 빠져 나가는 망자의 혼을 막는다. 즉, 하데스 궁으로 들어가는 자에게는 관대하나 나오는 자에게는 용서가 없는 것이다. 신인(神人)과 인간 중 이 괴견의 저지를 뚫고 나온 이는 프쉬케, 오르페우스, 헤라클레스, 테세우스, 시쉬포스 뿐이다. 이 괴견은 늘 쇳소리로 짖으면서 끈적거리는 침을 흘리는데 이 침은 절세의 미약으로 알려져 있다.


 

이 괴견을 지나면 저승의 판관인 미노스, 라다만튀스, 사르페돈(혹은 아이아코스)에게 이르게 되며 이들이 이승에서의 공과를 평가한다고 하는데, 미노스는 아주 어려운 사건을, 라다만튀스는 유럽인들을, 사르페돈(혹은 아이아코스)는 아시아인들을 재판한다고 한다. 이들의 판결에 따라 엘리시움과 타르타로스로 가게되는데, 타르타로스에서는 하데스가 기다리고 있다가 생시에 저지른 죄과의 100배에 해당하는 벌을 내리고 엘리시움에서는 생시에 행한 선한 일에 100배로 보답을 받으며 세 번까지 환생할 수 있는데 이 때는 레테(망각의 강)의 물을 마셔야 한다고 한다.


 

저승의 지배자인 하데스는 퀴클롭스 삼형제로부터 저승의 지배권의 상징으로 도깨비감투 같은 장신(藏身)투구를 얻었는데, 이 투구는 하데스라는 이름이 보이지 않는 자 혹은 보이지 않게 하는 자라는 뜻이라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하데스의 권능을 물질화 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 투구는 기간토마이카(괴거인과의 전쟁)때 헤르메스가, 메두사 퇴치를 위해 페르세우스 빌렸을 때를 제외하고는 하데스가 가지고 있었다.




<지옥의신 하데스>

 

하데스는 불리는 이름에 따라 두 가지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하데스라 불릴 때는 냉혹 무정하여 삶과 죽음사이에 획을 긋는 데 가차가 없어 옛 헬라스 사람들은 하데스라고 부를 때는 검은 채찍으로 대지를 내리치며 온갖 궃은 말로 원망하였다. 그러나 플루톤 (재부(財富))라고 부를 때는 지하에 묻힌 금은 보화의 주인이며 곡물의 생육을 알음하는 지신(地神)으로 섬김을 받아 데메테르와 한자리에 모셔져 제사를 드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하데스의 궁에는 하데스의 부하 신들이 하데스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하데스의 어른 팔로 하데스의 명부(名簿)에 적힌 인간을 데려오는 차사인 타나토스(죽음), 타나토스의 오른 팔로서 최면지팡이로 신과 인간, 금수와 초목을 가리지 않고 잠재우는 휘프노스(잠), 휘프노스의 아들인 모르페우스(꿈)외에 데스트루토(파괴), 게리스(노쇠), 모모스(비난), 에리스(불화), 아바테(거짓말) 등이 있다. 그리고 저승의 한 쪽을 다스리는 여신이 있는데 그 이름은 헤카테(멀리 있는 여신)이라고 하며 망령을 조종하는 무서운 여신으로 잘 알려진 메디아가 헤카테를 섬겼다. 헤카테는 하데스와 마찬가지로 대지의 풍요한 생산성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럼 저승에 대해 대강 살펴보았으니 이 하데스의 영지에서 살아 돌아온 이들의 이야기를 살펴보고자 하는데 무시로 드나들 수 있는 신들의 이야기보다는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굴레에 묶여 살아가는 인간들이 저승에 갔다가 돌아온 이야기를 살펴보고자 한다.



① 헤라클레스(헤라의 영광)와 테세우스

 


<헤르클레스>



  <테세우스와 아리아드네>

 

헤라클레스는 저승에 가기 전에 하데스의 오른 팔인 타나토스(죽음)과 대결했던 적이 있다. 일곱 번째 난사인 디오메데스의 암말을 붙잡아 오기 위해 트라키아로 가다가 테살리아 땅에 있는 페라이라는 나라를 지나게 되었다. 이 나라의 왕은 아드메토스(꺾이지 않는 자)였는데 마침 헤라클레스가 다다랐을 때 비인 알케스티스(용기있는 여자)가 죽어가고 있던 때였다. 원래 아드메토스가 죽어야했었으나 제우스대신에게 유배형을 받고 아드메토스왕 밑에서 죄를 닦던 아폴론에 의해 대신 죽을 자를 찾으면 살 수 있다는 조건하에 아드메토스를 살린다.


 

그러나 아무도 대신 죽으려 하지 않았고 오직 왕비인 알케스티스가 대신 죽으려 하였다. 헤라클레스가 도착한 때는 이런 이유로 타나토스가 알케스티스를 찾아오던 때였던 것이다. 술에 취해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던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미련함을 책하고 알케스티스의 묘자리를 지키다가 타나토스와 싸워 이겨 아드메토스 부부를 살렸다. 이제 본격적으로 헤라클레스가 저승에 간 이유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헤라클레스는 그 유명한 12가지 난사의 마지막 임무로 저승의 괴견 케르베로스를 데려오기 위해 저승으로 향해야 했다. 저승으로 가는 방법은 많으나 인간이 갈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한가지 타나토스를 따라가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헤라클레스는 타나토스와 싸워 아드메토스 부부를 살렸고 이승으로 케르베로스를 데려가야 했기 때문에 하데스의 신민이 되야하는 그 방법은 택할 수 없었다. 남은 방법은 딱 한가지가 있었는데 그것은 엘레시우스 비교의 신관으로부터 도움을 얻는 것이었다. 이 비교의 신관들은 곡물의 여신 데메테르를 섬기는 까닭에 데메테르와 그 딸인 저승신 하데스의 비 페르세포네의 비호를 받으며, 밀알이 썩어 새싹이 트는 이치와 인간이 죽어 레테(망각의 강)을 건너고 아기가 그 강을 건너오는 이치를 알며, 그 신관 픨리오스(픨로스(하데스의 문)에서 온 자)는 하데스의 땅으로 들어가는 길을 알고 있었다.


 

헤라클레스는 픨리오스의 도움을 얻어 라코니아 땅의 타이나론 동굴을 통해 명계로 내려갔다. 이때 헤라클레스가 갖가지 명장기를 들고, 차고, 메고, 쥐고 있는 것을 본 픨리오스는 처음부터 저승에 있던 것들은 영원한 것이므로 병기를 겁내지 않고 나중에 저승에 있게 된 것들은 허상이므로 병기를 겁내지 않으니 병장기에 기대는 마음을 고쳐먹고 픨로스를 지나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명계의 여러 강 중 첫 번째 강이자 뱃사공 카론이 있는 아케론(비통의 강) 강에 도착한 헤라클레스는 우격다짐으로 카론을 배에 태워 강을 건넜는데 이로 인하여 카론은 한 해 동안 사슬에 묶여 정배당하는 벌을 받았다. 마침내 헤라클레스가 하데스의 궁 앞이 다다르자 무슨 이유인지 모여있던 수많은 망자의 혼백들이 도망쳐 버렸다. 헤라클레스는 광증 때문에 자신의 손으로 죽인 아내와 자식들의 혼백을 찾으려고 망자의 혼백 뒤를 다르다가 아르고원정대원이었던 멜레아그로스의 혼백을 만나 돌아가면 자신의 누이인 데이아네이라(사내를 적대하는 처녀)를 아내로 맞으라는 그의 부탁을 승낙한 후에 하데스의 궁전으로 가다가 저승의 괴견인 삼두견 케르베로스와 마주쳤다.


자신의 형제들을 무수히 죽인 원수이기에 싸워야 하고 산 사람이기에 접근을 막아야 할 케르베로스는 헤라클레스를 보자마자 하데스의 옥좌 밑으로 도망을 쳤다. 빈 하데스의 옥좌와 웃고있는 페르세포네의 앞에 헤라클레스가 도달하자 하데스를 대신하여 페르세포네가 말문을 열었다. 처음으로 명왕 하데스로 하여금 황급히 장신투구를 쓰게하고, 케르베로스가 꼬리를 내리고 숨게 했으니 웃지 않을 수 있겠느냐면서 케르베로스는 이승의 빛을 본 바 없으니 사슬로 묶고 걸치고 있는 네메아의 사자가죽으로 싸서 올라가되 목적을 이루면 돌려보내라고 했다.

 

 

그 말대로 한 후 명궁을 나서던 헤라클레스는 테세우스와 페이리토스를 만나게 되었다. 이 둘은 제우스의 딸을 신부로 삼기로 한 후 헬레네를 납치했다가 쌍둥이 형제인 카스토르와 폴뤼데우케스에게 곤욕을 치르었고, 다시 명왕비 페르세포네를 탐내어 엘레우시스 비교의 신관을 협박하여 라코니아 땅에 있는 타이나로스 동굴을 통해 저승으로 내려와 하데스를 만났다가 하데스의 계략에 걸려 한 번 않으면 엉덩이를 땔 수 없는 망각의 의자에 잡혀 곤욕을 치르는 중이었다. 헤라클레스는 아내와 자식을 죽인 피가 뭍은 손을 잡아 자신의 죄를 나누어진 테세우스의 은혜를 생각하고 먼저 테세우스를 잡아 일으키고 다시 페이리토스를 잡아 일으키려다 기간토마이카때 아테나 여신에 의해 시켈리아 섬에 눌려있던 기간테스(괴거인) 엔켈라도스가 돌아눕는 바람에 대지와 명게가 흔들려 그 손을 놓쳐 테세우스를 데리고 케르베로스는 둘러멘 채로 강들을 건너 이승으로 올라왔다. 아르고스 남부의 헤르미오네에서 테세우스와 헤어진 뒤 자기에게 12난사를 시킨 에우뤼스테우스(널리 이름을 떨치는 강자) 왕이 있는 미케네의 도성으로 갔다. 헤라클레스를 겁내 청동항아리 속에 들어가 있던 에우뤼스테우스는 이 괴견의 짖는 소리를 듣고 코프레우스를 보내 헤라클레스를 12난사에서 해방시켰다. 목적을 이룬 헤라클레스가 이 괴견을 둘러메고 성을 나와 휘도르(자유의 물) 강가에 이르자 케르베로스는 헤라클레스의 어깨에서 내려와 이 강으로 뛰어들어 명계로 돌아갔다.


 

② 시쉬포스



<시포스>


 

시쉬포스가 살던 시절은 대강 전령신인 헤르메스가 태어나던 시절부터 트로이의 목마로 유명한 오뒤세우스가 테어나던 시절까지 정도라고 보면 무난할 것이다. 시쉬포스는 바람의 신 아이올로스(바람의 지배자)의 아들로 코린토스의 왕이었는데 신들 편에서 보면 엿보기와 엿듣기를 좋아하고, 입이 싸고, 교활하고, 거짓말 잘하고, 하는 짓을 알 수 없는 인간이었고, 같은 인간 편에서 보면 신들의 일을 살펴 인간을 이롭게 하고, 바른말을 잘하고, 지혜롭고, 임기 응변에 능한 인간이었다. 때문에 이 시쉬포스를 벼르던 제우스는 자신이 강의 신 아소포스의 딸인 요정 아이기나를 취한 것을 엿보고 아소포스에게 이른 것을 기회로 헤르메스를 보내 타나토스를 불러와 시쉬포스를 명계로 데려가게 했다. 그러나 이미 이를 짐작했던 시쉬포스는 타나토스를 기다렸다가 사슬로 묶어 석실(石室)에 가두고 납으로 만든 자물쇠를 채워 버렸다. 이 때문에 이승에서 죽음이 사라졌고 세상 사람들은 죽음을 가둔 시쉬포스를 신을 떠받들며 찬양했다. 제우스가 이를 알고 어이없어하다가 전쟁신 아레스를 보내 타나토스를 구하고 시쉬포스를 다시 한번 타나토스의 손에 붙이게 했다.


 

이를 미리 안 시쉬포스는 아내 멜로페에게 자기가 죽거든 짐짓 애곡을 하되 육축의 피와 생고기로 사자밥을 마련치 말고, 장례를 치르지 말고, 화장도 매장도 하지 말라고 이르고는 타나토스의 손에 이끌려 저승으로 갔다. 이미 열거한 이유들로 아케론 강가에서 배회했어야 할 시쉬포스는 제우스가 친히 지시했기 때문인지 강들을 건너 명왕궁에 들어 페르세포네를 만났다. 명왕비 페르세포네를 만난 시쉬포스는 아내 멜로페가 육축의 피와 생고기로 사자밥을 마련치 않은 것은 하데스에 대한 예가 아니고, 장례를 치르지 않은 것은 제우스 대신에 대한 불충이며, 화장도 매장도 하지 않은 것은 곡물의 신이며 지신이기도 한 데메테르에 대한 무례이니 사흘의 말미를 허락한다면 아내의 죄를 단단히 물은 연후에 다시 오겠다고 하였는데, 페르세포네가 시쉬포스의 말에 넘어갔는지, 시쉬포스를 떠보느라 그랬는지 허가하여 시쉬포스는 이승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시쉬포스는 타나토스가 와서 페르세포네와의 약속을 말할 때마다 레테를 건넜는데 그 약조를 어찌 기억하느냐며 산이 바다가 되도록 우겼다.


 

시쉬포스는 오래도록 살아 자신이 헤르메스의 아들 아우톨뤼코스의 딸을 취하여 오딧세우스를 태중에 배게 할 때까지 살며 천수를 다하고 드디어 타나토스의 손에 잡혀 명계에 들어가자 하데스는 시쉬포스를 꾸짖고 저승의 판관 중 하나인 라다만튀스에게 판결토록 했다. 라다만 튀스는 인간이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 삶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와 같다면서 하데스의 궁 뒤에 있는 시쉬포tm의 고향에 있는 아크로코란토스 산과 비슷하게 생긴 바위산에서 꼭대기까지 큰 바위 하나를 밀어올려 바위가 늘 그 꼭대기에 있도록 하라고 명했다. 그 형벌은 말처럼 간단하지가 않았다. 이 바위가 산꼭대기에 오르면 그 크기에 걸맞는 속도로 기슭까지 내려온다. 그러면 시쉬포스는 다시 그 바위를 산꼭대기로 올려야 한다. 그것이 명계의 법이기 때문이다.

 


③ 아이네이아스와 시뷜레



<아이네이아스>


  <시뷜레>


여신 아프로디테와 인간 안키세스의 아들이며 트로이의 왕자로서 헥토르에 버금가는 용사였던 아이네이아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패한 후 유민을 이끌고 표류하다가 이탈리아에 도달하여 조언을 구하기 위해 무녀 시뷜레를 찾았다. 아이네이아스는 꿈에 아버지 안키세스가 나타나 일족의 미래의 운명을 계시하는데 있어서 의논할 일이 있으니 죽음의 나라로 오라고 했다며 명계로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시뷜레는 명계에 가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이승으로 돌아오는 것은 어려우니 아프로디테 신전에 가서 황금나뭇가지를 꺾어 그것을 명왕비 페르세포네에게 선물해야 한다며 황금나뭇가지를 꺾어오도록 했고 아이네이아스는 어머니 아프로디테의 도움을 받아 가지를 꺾어 시뷜레에게 돌아왔다. 시뷜레는 독기운이 피어오르는 아르베누스 호수를 지나 명계의 입구인 동굴에 도착하여 헤카테를 비롯한 명게의 여신들에게 제사를 지내고 제물을 바쳤다고 한다. 지옥문에 이르는 동안 비탄,가난같은 이들을 보았고 복수의 여신과 불화의 여신 그리고 갖가지 괴물들을 보았다. 아이네이아스는 그것들을 보고 겁이 나서 칼을 뽑았으나 시뷜레가 이를 말렸다.


 

그러다가 아케론 강(혹은 코키토스 강)에 도달하여 저승의 뱃사공 카론을 만나게 되었다. 카론은 산 사람인 아니네이아스를 보고 건네주기를 거부하였으나 꺾어온 황금나뭇가지를 보이자 아무말없이 건네주었다. 여러 강들을 지나 하데스의 궁 앞에서 케르베로스와 마주쳤는데 시뷜레가 약을 넣은 과자를 먹여 재우고 계속 가다보니 저승의 판관 중 한 사람인 미노스가 죽은 자들을 심판하고 있었고, 차례로 자잘한 자들의 무리와 짝사랑의 제물이 되어 괴로움을 잊지 못한 이들과 마주쳤는데 그 무리 중에서는 아프리카에서 만나 자신을 사랑했던 디드가 있었다. 아이네이아스는 외면하는 디드를 뒤쫓다가 다시 시뷜레를 따라갔다. 그는 계속해서 트로이 전쟁에서 죽은 그리스 군과 트로이 군의 무리를 지나 갈림길에 이르렀는데, 그 한쪽은 엘리시움으로 가는 길이었고 다른 한 길은 타르타로스로 가는 길이었다. 아이네이아스는 엘리시움에서 아버지 안키세스를 만나 저승에 대한 이야기와 일족의 미래 그리고 아이네이아스가 겪을 일에 대해 말해 주었다. 이야기가 끝나자 아이네이아스는 안키세스와 헤어져 시뷜레와 함께 지름길로 이승으로 돌아왔다.




④ 오뒤세우스(미움받는 자)


 

<오디세우스>


오뒤세우스는 아우톨뤼코스의 딸과 시쉬포스의 아들로 아우톨뤼코스의 딸이 제가 한 라에르티스의 아들로 성장하였다. 트로이 전쟁에 참여했던 오뒤세우스는 떠나기 전에 들었던 신탁대로 떠돌다가 마녀 키르케 곁에서 한 동안 편히 지내며 삼형제를 보았다. 떠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 오뒤세우스에게 키르케는 트로이에서 해신(海神)의 신전 기둥뿌리를 뽑고, 퀴클롭스의 섬에서는 해신의 아들이라 불리는 폴뤼페모스의 외눈을 찔러 비록 아테나와 헤르메스가 오뒤세우스를 보살핀다고는 하나 뱃길을 지켜 주어야 할 포세이돈의 노여움이 출리지 않았으나 저승에 가 있는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전조를 읽는 자)를 찾아가 앞일에 대한 예언을 받으라면서 저승으로 가는 방도, 테아레시아스를 찾는 방법, 돌아오는 방법 등을 알려주었다. 오뒤세우스는 배에 암양 한 마리와 숫양 한 마리를 싣고 키르케 섬을 떠났다. 계속 항해하다가 낮같기도 하고 밤 같기도 하며 해도 별도 보이지 않는 곳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땅에 사방 한 자 되는 구덩이를 파고, 꿀 섞은 우유와 잘 익은 포도주, 키르케의 샘에서 퍼온 물을 뿌렸다.


 

그리고 구덩이 둘레에 곱게 빻은 보릿가루를 뿌리고 뭇 망령들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을 지켜주면 새끼 밴 적 없는 암소 중에서 가장 실한 놈을 바치겠다고 맹세를 한 뒤, 테이레시아스에게는 이타케 왕실의 양 중에서도 가장 좋은 흑양을 혼자 흠향하게 바치겠다고 따로 맹세했다. 그리고 나서 암양과 숫양의 목을 치고 그 피를 구덩이에 쏟으니 망령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는데, 오딧세우스는 키르케의 말에 따라 망령들 앞을 막아서니 잠시 후 테이레시아스가 나타나 구덩이의 피를 마시고 고향에 도착할 때까지 조심해야 할 일과 고향에서 겪을 일 그리고 포세이돈에게 속죄할 방도를 일러주고 다시 항해를 나설 것이라고 예언한 뒤 돌아가자 망령들이 앞다투어 몰려들었고 오뒤세우스는 왔던 길을 따라 키르케 섬으로 돌아갔다.



끝마치며 관련 신화가 많고 그 내용이 다채로워 정리에 약간 시간이 걸렸다. 아쉬운 것은 이집트의 저승관을 다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는 다른 신화와 달리 고대 그리스인들의 내세와 죽음에 대한 생각을 짜임새 있게 묘사하고 있다. 그들도 우리의 조상과 마찬가지로 이승에서 죄를 지으면 저승에 가서 벌을 받고, 이승에서 선행을 하면 저승에서 보답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은 독특하게도 공포와 호기심의 대상인 내세를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신인(神人)들과 선택된 사람들을 산채로 저승에 다녀오게 함으로서 저승을 우리의 곁으로 끌어왔다. 그렇게 함으로서 그들은 이승에서의 삶을 한층 더 충실하게 살도록 노력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이런 솔직한 저승관에 대해 지금 지구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기독교의 저승관은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편협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현재 우리의 저승관은 우리가 충실한 삶을 살도록 해 주고 있는지, 저승에 대한 공포감을 증폭시키고 있지나 않은지, 그리고 각각의 저승관은 어떠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고대 그리인들의 신화를 통해 그들의 내세와 죽음에 대한 생각을 일부나마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과연 내세가 그러할까? 죽기 전에는 혹은 운이 좋아 타나토스의 손을 뿌리쳤던지, 하데스가 명부를 착각해서 되돌아오면서 레테(망각의 강)을 피해오던지 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것이다.


 

2. 인도신화에 나타난 죽음



⑴ 사비트리(인도)


고대 인도에 사비트리라는 아름답고 신앙심 깊고 보기 드물게 지혜로운 공주가 있었다. 사비트리가 자라 어엿한 숙녀가 되자, 아버지인 아시바파티 왕은 재물이나 보석, 권세 따위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들에 관심을 갖는 사비트리가 청혼하러 찾아오는 젊은 왕자들에게 무관심을 보이자 걱정했다. 그러나 사비트리가 너무나 지혜로웠기 때문에 왕은 남편감 고르는 일을 딸에게 맡기기로 했다.

 

 

사비트리는 남편감을 성자들 가운데 고르도록 해 달라고 부탁하여, 아시바파티 왕은 흔쾌하게 딸의 청을 받아들였다. 사비트리는 사드후(sadhu, 성스런 고행자) 차림을 하고 온 나라를 돌아다녔다. 사비트리가 가는 곳마다 삼살들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과 영혼, 뛰어난 지혜, 자비심, 산앙심에 탄복했다. 마침내 시비트리는 아버지의 궁전으로 돌아와, 남편감을 골랐다고 발표했다. 남편감은 완전히 두 눈이 먼 데다 왕국마저 잃은 왕의 아들 샤트야반트(‘진리탐구자’)였다. 샤트야반트는 왕위를 되찾을 때를 기다리며 사드후들 속에 묻혀 지낸다고 했다. 사비트리는 성스런 고행자로 살아가는 샤트야반트만이 지혜롭게 왕국을 다스릴 수 있으면 가난한 사람들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사비트리가 샤트야반트에 대해 얘기하는 걸 듣은 나라다는, “샤트야반트는 공주님과 결혼하면 1년 안에 죽게 되어 있답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아시바파티 왕은 사비트리에게 절대로 그 왕자와 결혼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사비트리는 끝내 샤트야반트와 결혼했다. 사비트리는 사치는 헛된 미망일 뿐이라고 말하며 고행자의 방식대로 결혼식은 올렸다.


 

사비트리는 남편에게 이미 정해져 있는 죽음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결혼한 지 1년이 다 되어 갈 무렵, 사비트리는 남편을 지킬 수 있는 힘들 달라고 신들에게 기도했다. 결혼 1주년이 되기 전날 밤, 샤트야반트는 아내에게 깊은 숲으로 같이 나무를 베어 가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두 사람은 점점
rn울창한 숲으로 걸어 들어갔다. 숲 속에서 샤트야반트는 도끼질을 하다가 갑자기 도끼를 떨어뜨리더니 얼굴이 종잇장처럼 하얘졌다. 그 순간 사비트리는 죽은 자들의 지배자인 야마를 만났다. 야마는 줄을 꺼내 샤트야반트의 몸에서 영혼을 빼 냈다. 야마가 그 영혼을 자기 왕국으로 가지고 가려고 돌아서자 샤비트리는 야마 앞에 엎드려 길을 막았다. 야마는 그래 봐야 소용 없다고, 신들이 정해 놓은 운명의 시간이 온 거라고 사비트리에게 말했고, 사비트리는 일어나서, 저승으로 가는 야마를 뒤쫒기 시작했다. 죽은 자들의 왕 야마는 사비트리의 집요함에 감동했다. 야마는 한 가지 소원을 들어 주겠다고 했고, 사비트리는 주저하지 않고 “사트야반트의 아버님이 왕국을 되찾을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야마가 소원을 들어준다고 말했지만 사비트리는 돌아가지 않았다. 사비트리는 야마의 왕국 입구까지 따라왔다. 이제 그만 돌아가라고 야마가 명령하면서 여기까지 온 남자는 없었다고 말했는데, 사비트리는 ‘전 남자가 아니에요’라고 말해서, 끝내는 사비티리의 지혜에 감동하여 샤트야반트의 생명을 돌려주라는 소원도 들어주었다. 이후 샤트야반트와 사비트리는 고행자로서 소박한 삶을 꾸리고, 가난 속에서도 자녀들을 겸손하고 정직하고 지혜롭게 키우면서 숲에서 몇 년을 더 보냈다. 훗날 두 사람이 죽을 때가 되었을 때, 야마는 두 사람의 영혼은 최고천으로 가게 했다.



⑵ 나키케타스(인도)


옛날에 바자시라바라는 승려 목자(牧者)가 있었다. 바자시라바는 신들의 은총을 간절히 원해서 신들에게 무언가를 바치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의 소들은 모두 늙어서 젖을 내지 못했다. 그래서 바자시라바의 아들 나키케타스는 아버지에게 신의 제물로 바쳐지기를 자청했고, 죽은 자들의 왕 야마에게 바쳐지게 되었다.


 

보기 드물게 지혜로운 청년인 나키케타스는 죽은 자들의 나라로 떠났다. 그러나 야마는 다른 영혼들을 모으러 나가고 없어서, 나키케타스는 사흘 동안 기다렸다. 야마는 나키케타스가 사흘 간 자기를 기다린 것과 게다가 승려라는 것 때문에 세 가지 소원을 들어 주겠다고 말해다. 나키케타스가 말한 첫 번째 소원은, 자기가 죽은 자들의 나라에서 돌아갈 때 아버지가 자기를 알아보고 반갑게 맞이하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두 번째 소원은 천국으로 곧장 통하는 신성한 불을 어디 가면 찾을 수 있는 지 알려 달라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죽음 너머에 있는 것, 야마의 세력 너머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의 비밀을 알려 달라는 것이었다. 야마는 첫 번째 소원과 두 번째 소원은 흔쾌히 들어 주겠다고 했지만 세 번째 소원은 들어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대신 다른 소원을 뭐든지 들어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니키케타스는 야마에게 말했다. 재물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니고, 아무리 장수를 누린다 해도 언젠가는 죽기 마련이며 자식을 얻으면 기쁜 일도 있지만 근심도 따르게 된다고, 또 물질적인 것들은 때가 되면 반드시 못쓰게 되기 때문에 물질적 축복은 미망에 지나지 않은 뿐이라고, 쾌락은 미망에 지나지 않는다고 대꾸했다. 나키케타스는 오직 죽음 너머에 있는 비밀 외에는 그 무엇에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야마는 나키케타스의 지혜에 탄복했다. 야마는 입을 열었다. “나키케타스여, 그 어떤 신보다도 위대한 영원한 존재를 안다는 것은 죽음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그분은 태어나지도 않았고 죽지도 않습니다. 그분은 작은 것보다도 작고 큰 것보다도 크시지요. 또한 그분은 그분을 찾고차 하는 사람의 마음 속에 깃들어 계십니다. 자아(Self)가 바로 그분이시랍니다. 그분을 아는 사람은 슬픔이라는 것을 모릅니다. 또 한 세상의 그 무엇도 그분을 아는 사람을 낙담시키지는 못한답니다. 이런 점은 단지 설명을 듣는다고 해서 깨달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경전을 이해하고 암송한다고 해도 되는 일이 아니지요. 인간 마음 속의 모든 매듭이 다 풀리면 저절로 그분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세 번째 소원을 성취한 나키케타스는 산 자들의 땅으로 돌아왔다. 나키케타스는 죽음에게 죽음 너머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음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은 것이다.



인도의 신화에 나타난 죽음

 

인도의 상징 중 하나인 겐지스강은 죽음을 설명하는 데 유용할 수 있을 듯하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이 한 데 어울려 죽음을 맞이하는 것…… 죽음, 그것은 생명이 있는 모든 유기체에게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것이다. 물질적 부, 그리고 권력, 명예 등등의 것들이 있건 없건 간에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은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는가? 아리에스의 이론을 빌리면, 현대의 죽음은 <금지된 죽음>이다. 전통사회(다산다사의 사회)에서의 죽음이 누구에게나 당연하게 찾아오는 ‘순치된 죽음’이라면, 현대의 죽음은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우리로부터 멀어지고 심지어 무서워지게 되어서 ‘금지된 죽음’이다. 현대인은 죽음은 병원에서 맞이하고, 죽은 사람에게서 죽음을 느끼지 않으려고 한다. 가족 모두를 모아놓고 자신의 삶을 회상하며 유언을 남기는 전근대적인 행위대신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외롭게 죽음을 맞는다. 죽은 다음에도 묘비명도 남기지 않는다. 즉 오늘날의 죽음은 우리의 삶으로부터 멀리 추방되었다.



인도 신화에 나타난 죽음은 어떠한가? 사비트리와 나키케타스는 죽음에 대해서 무섭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그들은 죽음이 모든 것이 정지해 버리고 끝나버리는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들은 죽음이 단지 영혼이 육체를 떠나는 것으로 생각하며 사후세계가 있다는 것을 믿는다.



사비트리는 지혜롭게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보인다. 남편에게 죽음이 찾아올 거라는 알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지혜와 사랑으로 야마를 감동시킨다. 다시 살아난 남편과 고행자로서의 삶을 잇다가 최고천으로 가게 된다. 나키케타스 역시 지혜롭다. 그는 소원으로 죽음을 너머에 있는 것에 대해 묻는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자아라는 것에 대해 듣게 된다. 어쨌든 간에 두 사람은 타인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한 죽음을 맞는다. 사비트리는 최고천으로 가고, 나키케타스는 영생을 얻게 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를 생각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죽음을 금지된 것으로 여기는 태도 대신, 지혜롭게(물질적인 것과 쾌락에만 치중하지 않는) 삶에 충실하면 죽음도 자연스럽게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즉 물질적 가치를 최고의 것으로 여기거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을 따라 사는 것보다, 자아를 발견하고 그것에 의해 살아간 다음 죽음을 맞이하면, 죽음은 무서운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3. 이집트의 저승 세계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저승을 아름답고 조용한 곳이어서 죽은 자가 영원히 사는 곳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이곳에 들어갈 수 있는 망자는 저승 재판관이 천칭을 놓고 저울질하여 좋은 사람으로 판정을 받아야만 했다.


 

오시리스와 이시스



<오시리스>



 <이시스>


  

오시리스와 이시스는 이집트를 다스리는 신으로 나일강을 둑으로 넘쳐흐르게 하여 땅을 풍요롭게 다스렸다. 그리하여 땅에서는 넉넉한 식량이 생산되었다. 오시리스가 생명의 창조주라면 이와는 반대로 황폐한 사막을 다스리는 신인 세트가 있었다. 세트는 오시리스의 동생으로 사악했다.

 


세트는 어느 날 모든 신들을 불러 성대한 잔치를 열었다. 세트는 형 오시리스의 그림자를 관찰하여 만든 향내가 나는 관을 현관에 갖다 놓았다. 신들은 장난 삼아 관속에 누워 보았다. 늦게 온 오시리스도 세트의 권유에 관속에 들어가 누웠다. 그 순간 세트는 부하들을 시켜 관을 봉하였다. 관을 나일강에 던졌다.

 

 

오시리스가 죽자 이집트에는 재앙이 몰려왔다. 사막이 농토를 잠식하여 기근에 시달렸다. 이시스와 지혜의 신 토트는 오시리스를 찾으려고 나일강 줄기를 따라 온 이집트를 찾아다녔다. 관은 멜카르트 왕과 아스타르테 왕비가 다스리는 비블로스에 있었다. 이시스가 비블로스에 찾아가는 동안 멜카르트 왕과 아스타르테 왕비는 관을 삼킨 거목을 베어 왕궁의 기둥으로 만들었다. 그루터기밖에 남지 않은 나무를 보며 이시스는 슬퍼하였다. 아스타르테 왕비를 여인을 불렀다. 이시스는 왕자의 유모로 왕궁에서 살게 되었다. 남몰래 이시스는 오시리스가 들어 있는 기둥을 잘라 불 속에 넣었다. 나무는 타지 않았다. 이시스는 어린 왕자를 불꽃 속에 갖다 넣었다. 그런데 아기도 멀쩡하였다. 이 광경을 본 왕비를 놀라 아이를 불 속에서 꺼냈고, 이시스는 자신의 사연을 얘기하였다. 멜카르트 왕은 기둥을 잘라 관을 꺼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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